음식

뭐 우리집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하루 온종일 음식하고, 먹고, 치우는 기분이다. 장정같이 먹는 다섯명이 집에서만 지내니, 원래도 잘 먹지만 더 먹게 되는 것 같고, 간식, 밥, 간식, 간식, 밥, 간식, 간식………게다가 다섯명이 동시에 한가지를 먹는 게 아닐 때가 많아서, 부엌이 늘 분주하다. 아침은 각자 알아서 하는 데도 이렇다. 집안일 중에 음식하기가 my LEAST favorite thing 이라 가끔 한숨이 나오다가도, 이렇게 먹을 것이 집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물과 전기가 나오는 것에 감사하자고 되뇌인다.

그런데 지난 2주간 나름 장을 많이 본다고 봐놓긴 했는데, 얼마나 갈런지 가늠이 안된다. 아예 카페테리아처럼 식단을 미리 짜보던지,  재고 리스트를 만들어 보던지 해야 할 듯 하다.

지난주 저녁, 코스코 사진이다. 오전에 가야 물건이 있다지만, 두려운 마음에 (바이러스가 아니라, 물건 두고 싸우는 사람들에 치일까…ㅜㅜ) 저녁에 갔더니 역시나 기본 물품은 동이 났었다. 계란, 우유, 생선, 고기, 빵 류……이런건 코스코 인생 20년간 처음 본다. ㅎㅎ 그래도 다행히 며칠전에 다시 갔을 땐, 이미 살 사람은 다 사서 그런지, 혹은 구매가능 갯수를 제한해서 그런지, 저녁인데도 조금씩은 남아 있었다. 심지어 휴지까지 쪼금!! 이젠 쌀과 휴지와 김치와 라면과 몇가지 냉동식품과 몇가지 건조제품이 있으니 한동안 지낼 수는 있을 것 같다. Thank God!

예배

지난주부터 우리 교회도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교회는 아직 온라인 예배가 아니었지만, 집에서 가족예배로 같이 드리기로 했다.) 단, 아이들이 한국어로는 충분히 몰입해서 예배드릴 수가 없어서, 다같이는 영어로 드리고, 나중에 유진과 나는 따로 또 드리기로. 주일날 우연히(?) 일찍 일어난 대니와 얘기하다가 자기가 예배순서를 준비하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웬걸!! 아빠보다 훨씬 더 프로페셔널하게 준비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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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0 가정예배 순서지 (made by 대니)

저 평생 10여년간 교회를 먹고 놀러만 다닌 것은 아니었는지, 예배전 준비부터 시작해서, 예배 순서도 엄청 났다. ㅎㅎ 거의 모든 순서의 전후에 대표기도를 집어넣고 거기다 나름 누나들 포함 세사람을 공평하게 담당시키고, 줄마다 색깔도 달리 하고… 끝에는 광고까지. ㅋㅋㅋ

기대보다 놀라웠고 웃기기도 했는데, 막상 예배를 드릴 때는 참 좋았다.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우리가 미리 골라뒀던 30여분짜리 설교 영상 포함하여, 예배가 총 한시간 반 이상이 걸렸으나, 감사하게도 중간에 뛰쳐나가는 놈 없이 끝까지 예배자리를 지켰다. Praise the 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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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착으로 도착한 모범생 아멘 집사님. ㅎㅎ 참고로 오늘 아이들과 함께 들은 말씀은, Francis Chan 목사님이 수련회 같은 곳에서 청소년 아이들에게 했던 말씀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나중에 따로 우리 설교말씀을 들었다. 라이브로 드리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아이들과 먼저 드리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EM 예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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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복: 갈 3:8-9, 시 1]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은,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만나며, 하나님과 함께 하면서, 하나님 뜻대로 사는 것이라는 말씀. 그러기 위해 하나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해야 한다. 말씀으로 비전을 보고, 믿음으로 행동하며, 하나님 닮는 성품으로 변화되어야 하는 나 그리고 성도들.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슴) 빈 예배당에서 말씀전하시는 목사님 마음이 어떠셨을란지..ㅜㅜ

교회에서 다른 성도들과 함께 예배 드리고, 교제 나누지 못함이 많이 아쉽지만, 이런 시간을 통해 가정예배가 회복되고, 또 어떤 상황이 닥칠지라도 (앞으로 말세가 다가올 수록 더더욱 힘들어질테니) 있는 그 자리에서 두세명이 모여서라도 예배드릴 수 있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으로 쓰여진다면 예배당에 가지 못하는 아픔을 감수할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각 가정을 도와주소서, 예수님.

홈스쿨

IMG_0964D<- 온라인 수업 첫날은 의욕에 넘쳐 아침부터 열심히 뭔가 하는 같던 대니며칠이 지나고 앞으로 장기적으로 싶자, 이젠 방학 모드로 변하고 있다. ^^;; 

지난주부터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다. 온라인이라고 해서 실시간 영상으로 수업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학교도 일부 있겠지만) 유니, 대니는 선생님에 따라 이메일로 숙제 정도 주고 받거나, 음성 + 슬라이드 녹음 영상을 만들어 보내주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모두들 처음 겪는 상황이다보니, 아직 어설픈 부분도 있고, 학교 수업처럼 시간별로 뭘 해야하는 게 아니어서 늦잠은 필수요, 뭐가 어찌 돌아가는 지 난 잘 모르겠다. ㅎㅎ 각자 알아서 잘 따라가길 바랄 뿐. IMG_0968D

나이가 들수록 잠도 느는지, 유니도 갈수록 기상시간이 늦어져서 이젠 대놓고 오후반을 다니지만, 그래도 숙제는 하고 사는 것 같다. 친구들과 만나서 놀지 못해 아쉬우면서도 집에서 릴랙스하게 지내니 스트레스도 덜 받고 좋기도 하단다.

->첫날만 여기서 공부하고, 둘째날부터는 식탁 북박이.   이 넓은 도서실 테이블 놔두고, 좁은 식탁에 세 아이들 책, 노트, 필통, 간식거리, 컴퓨터, 과자 껍데기 등등이 늘어져 있어서 가끔은 (치우기 귀찮은 날은) 밥도 다같이 부엌에 서서 먹는다. ㅡ,.ㅡ

IMG_0967지니는, 대학이라 좀 다르다. 어떤 과목은 녹음 영상으로 보고, 어떤 과목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단체로 컨퍼런스 콜을 하며 실시간 수업을 한다. 너무 늦게 일어나는 게 맘에 안들면서도 혼내자니 그렇고 내비두기도 그렇고 매번 나 혼자 갈등인데, 늦잠자다가도 수업있는 시간엔 허겁지겁 잠옷입고 달려내려오는 걸 보니 그나마 안심일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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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을 따져보니 오래 했지만 (고작 몇년 산것 같은데…ㅜㅜ) 뉴스를 직접 켜서 본 적은 거의 없었다. TV 자체를 켜놓지 않고 살아서기도 하고, 너무 끔찍한 소식과 중간 광고가 많아 싫기도 하고, 한국뉴스로 대충 커버가 가능해서였는데, 이번엔 매일마다 주지사나 뉴욕시장, 대통령이 방송으로 그새 바뀐 정책에 대해 발표를 하니 한국뉴스로 넘어올때까지 기다리기엔 답답도 하고, 더구나 한국뉴스에서 선별적으로 기사를 내거나, 오역(의도적 / 실수 둘다)이 있을 때도 많아 이번엔 직접 보기로 했다.

안보다IMG_0059 보니, 도대체 어떤 방송사가 좋은지, 어떤 방송들이 있는지도 몰라서 초기엔 유튜브에서 라이브 하는 뉴스 위주로 살펴보다가 이제 대충 느낌이 왔다. 낮에는 NBC 나 ABC live를 간간이 보고, 가끔은 유럽이나 캐나다의 방송도 찾아보며, 저녁엔 NBC Nightly News로 마무리를 한다. 약 20분간 진행되어 길지않게 그날의 썸머리를 볼 수 있어서도 좋고, 진행자 Lester Holt 의 목소리나 애티튜드도 참 맘에 들어 계속 보게 되었는데, 얼마전 클로징 멘트를 들으며 눈물이 찔끔 나면서, 왠지 크리스천일것 같아 찾아보니, 정말 크리스천이다…

슬립오버

갑작스레 휴교가 되면서 집에 뭉쳐있게 된 세 아이들. 언니가 대학에 가면서 오히려 사이가 더 돈독해지는 듯 해 흐뭇하기도 했는데, 셋이 TV Room 에서 슬립오버를 하고 싶어해서 허락했다. 우리집에선 ‘친구네서 슬립오버하기’가 금지사항이라 (미안하지만…^^;;) 친구들이 슬립오버 할 때마다 불만들이 있었는데, 나름 1% 라도 해소하는 방법이 자기들끼리 슬립오버인것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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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오버하면서 1층 바닥에서 자면, 멍멍이들까지 같이 잘 수 있기 때문에 더 원하는 것도 있다. 평소에는 멍멍이들을, 침대는 커녕 2층 자체에도 못 올라오게 하는 게 룰이라서, 낮잠잘 때나 겨우 멍멍이들을 끼고 잘 수 있는데, 멍멍이들 데리고 자는 걸 어찌나 좋아하는 지….(하지만 작년 여름 친척들이 놀러와서 우리집에 머무는 동안, 자기들 방을 내준 아이들이 한달동안 1층 바닥에서 멍멍이들과 잤는데, 그 이후에 한동안 멍멍이들이 밤마다 구슬프게 울어대는 바람에 ㅡ,.ㅡ 고생을 했었다. 그래서 밤에 데리고 자게 하는 것이 좀 조심스럽다. )

2-3일 허락하곤 이제 철수하라고 했더니, 이젠 한 방에 뭉쳐잔다. 생활의 많은 패턴이 바뀌고 있다… 그래도 밖에 잘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야하는데, 서로들이 있어서, 자주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또 덜 지루하기도 한 것 같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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