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머무는 동안 두번의 주일을 보내는데, 첫 주일은 <늘충만교회>에서 예배를 드렸고, 두번째 주일 예배는 어디서 드릴까 고민을 했었다. 내 모교회에 갈까, 아빠 엄마 교회에 같이 갈까…그러다 동생네가 작년부터, 꾸준히는 아니지만, 나가기 시작했다는 <새로운 교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지만, 교통편이 애매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엊그제 동생네와 저녁 먹으며 얘기하다가, 겨울엔 내내 시간이 안되어 못가고 있었지만, 이번 주일은 갈 수 있을 거 같다길래, 너무 잘됐다 싶어 같이 가기로 했다. 이렇게 정해지고 나니 굉장히 기대가 되고 감사했다. ^^

아침 일찍 신반포 역으로 가서, 갓 나온 커피를 들고 기다리고 있던 동생네 차를 타고, 교회로 향했다. <새로운 교회>의 담임 한홍 목사님에 대해선 예전에 좋은 쪽으로 들어봤고, 오래전이지만 책도 한두권 정도 읽어본 기억이 있어서, 어디 한군데 정착하지 못했던 동생네가 새롭게 간 곳이 이 교회라길래 (너무 규모가 큰 것은 좀 걸리지만, 그래도) 다행이고 감사하다 싶었고, 나도 한번 가보고 싶었었다.

차가 없으면 근처 지하철 역에서 셔틀 버스를 타던지 해야 했는데, 다행히 동생네와 같이 갈 수 있었다.

교회는 ‘한국 교총’ 건물을 빌려서 예배를 드리는 것 같았다. 차들도 많고, 사람들도 많고, 북적북적~~ 활기차 보인다.

마침, 한홍 목사님이 출타중이시라, 오늘은 Guest Speaker 가 말씀을 전하셨는데, “당신은 요한복음 몇 장에 있습니까?”라는 제목으로,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 만나고, 완전히 믿게 된 후의 각각 다른 모습에 대해, 아주 명료하고도 쉽게 말씀을 주셨다. 결론은, 예수 십자가 체험…이 중요하다.

동생 부부가 둘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엄청 바쁘다는 것을 알기에, 대견하기도 안타깝기도 했고, 일 때문에 혹은 조카 라이드 때문에 주일날 예배를 드리는 것조차 힘들 때도 많다는 것을 알아서, 주변에 좋은 믿음의 친구나 동료들을 붙여주십사, 기도를 했었는데, 올케가 이 교회를 나오게 된 계기가, 전 직장 후배와 일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었다고 해서, 정말 감사했다. 🥲

예배 후 다같이 집으로 와서 엄마와 짠이모가 차려주신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뭘 이리 많이 차리셨는지…

보통은 대표기도를 엄마에게 시키시는 아빠가 ^^;; 미리 준비한 기도문으로 기도까지 해주시고, 사촌동생인 현규까지 와서 즐거운 대화 시간을 갖고… 이제 헤어지면 또 몇년후에나 보게 될지 모르지만, 그런 내색은 서로 안한 채 그냥 편하게 대화하고…

⬇️ 동생과 사촌동생. 이제 이 동생도 거의 마흔이 되어 가는데도, 워낙 어릴적부터 가까이 지내서인지, 여전히 귀염둥이 막둥이 동생 같다. ^^

차례차례 빠이를 하고~

모두 떠난 뒤, 좀 쉬다가 슬슬 짐 정리를 시작했다. 그러다 책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내 대학때 전공 서적 한권. <심리학 개론> ‘개’자는 그냥 추측으로. ㅋㅋㅋㅋ 겉표지를 넘겨보니 빨간 펜으로 내 이름이 씌여있다. 하하. 어릴적 초등시절, 사람들이 터부시하면서 신경쓰는, 이상한 미신 같은 얘기들이 난 너무 말이 안된다고 생각되서, 일부러 빨간 펜으로 내 이름을 쓰고 다니고,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그때부터 ‘4’가 되었고, 등등 몇가지 나름의 행동이 있었는데, (좀 더 커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이 이런거 아니겠나 생각하며 ^^;;) 대학생 때에도 나름 일관성있게 살았나 보다. 🤣 신기한 건, 유니의 favorite number 도 4라고. ㅎㅎ 나랑 다른 이유겠지만.

더 넘겨보니, 으악~ 🫨 거의 반이 한자로 씌여져있다. 이걸로 어떻게 공부했는지. 그래서 심리학 개론 점수가 별로였나? ㅎㅎㅎㅎ

다른 심리학 관련 과목들은 재미있게 듣고 점수도 그럭저럭 받았던 것 같은데, 이 개론 만큼은 그냥 그랬다. 개인적으로 이 과목 가르치던 교수님을 별로 안좋아해서 그랬는지도?? 😅

그나저나 그렇게 버리라고 말씀드렸는데도, 아빠가 나나 동생의 물건들, 특히 책들은 버리질 못하신다… 내가 몰래몰래 버리던지 해야할텐데..^^;; 머무는 동안 사람들에게 받은 선물들, 내가 구입한 물건들 등의 짐을 일단 가방 두개에 대충 나눠서 넣으니 얼추 될 것 같다. 이제 내일…뉴욕으로 돌아간다…